1. 일상과 생각/1.0. 짧은글

새 친구들

김쥬🍀 2021. 9. 6. 02:53

 

주말에 분갈이를 할 계획을 세웠었다. 봄에 몇 개는 흙갈이를 해줬지만 그 때 이사를 못 한 식물들도 있고, 성장이 왠지 뜸해진 식물도 있고, 이후에 새로 데려온 아이들도 있어서 슬슬 여름이 지나간 듯 하니 이제 옮겨줘야겠다 싶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분도 사고, 흙도 사고, 주말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전에 볼 일을 보고 끝내주게 맛있는 점심을 먹은 뒤 귀가해서 분갈이를 해야지, 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 집에 돌아오는데 어라. 집 앞에 화분 트럭이 와 있다.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 가까이 가서 요거조거는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물어봤더니 사장님이 대답은 않고 본인이 키울거예요, 엄마 갖다줄거예요? 하고 웃었다. 왠지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고회로가 돌아가서 잠시 쪼끔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별 뜻 아니었을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굳이 그 의미를 되물어보며 확인하고 싶지도 않고. 그리고 설령 부정적인 의미로 놀리듯 한 말이 맞더라도, 식물은 잘못이 없다. 생각을 고쳐먹고 열심히 살펴서 눈이 가는 포트들을 골라왔다.

포트 세 개에 5천원이랜다. 이건 못 참지… 옥천앵두와 마리안느, 페페를 업어왔다.

덕분에 화분이 모자라게 됐다. 그래서 추가주문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화분 수를 늘리고, 빈 미니화분과 포트, 슬릿에 작은 새끼 식물들이나 씨앗을 심고, 분갈이 할 만큼 자라면 또(!) 화분을 사고, 이러겠지. 그래서 화분은 계속 증식한다고 하나 보다. 자리가 그리 넉넉하진 않은데, 빼곡하게 채워 갑갑하게 하고 싶진 않으니 적당히 조절해야겠다.

새로 산 화분에까지 모두 자리를 잡아주고 나면 나란히나란히 줄을 세워 두고 가족사진을 찍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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