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상과 생각/1.1. 생각조각

미니멀리스트 맥시멀리스트

김쥬🍀 2024. 11. 22. 00:25

얼마 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봤다. 쓰는 물건만 잘 두는 게 미니멀리스트이고, 안 쓸 물건까지 다 들여 쌓아두는 게 맥시멀리스트라고. 물건이 많아도 미니멀리스트일 수 있고, 그보다 적어도 맥시멀리스트일 수 있다고. 

미니멀리즘의 삶을 추구하겠다고 가진 물건들을 우수수 처분해놓고 나중에 다시 구매하는 사람들을 몇 봤다. 그렇게 다시 필요한 물건들을 두 배의 비용을 들여 다시 쟁여놓고, 나는 미니멀리스트로는 살 수 없는 인간인가봐- 한다. 그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시간을 구성하는 최소 요건이 그 정도 볼륨인거였다.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물품만 가지고 있는 것을 미니멀리스트라고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필요한 물건만' '자기가 잘 쓸 것만'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둘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엄밀히는 다르다. 물건이 되게되게 많아도 죽어있는 품목이 없다면 그건 맥시멀리스트라고 부를 게 아니니까 억지로 자기에게 필요한 뭔가를 없애고 빼서 불편하게 살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쓰다 보니 후배 한 명의 자취방이 생각난다. 수저도 없고 식기도 없고 간편식품도 없고 옷도 몇 벌 없고 로션 하나에 화장실엔 비누칫솔치약이 끝. 수납장도 없어서 책과 가방은 벽에 붙여 두는 것이 정리였고 침대에도 베개도 없이 홑겹이불 두개만 깔개와 덮개라고 있던 그 아이… 미안한데 친구야 그건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없이 사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