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월기는 아무리 늦어도 5월이 끝나기 전에는 써야 하지 않겠니… 를 3월 월기에도 썼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 하지만 4월 월기는 진짜 5월 안에 씀.
난 우리 학교의 3말-4초 시즌이 좋아. 그 이유가 뭐냐면 ⬇️
딸기파티 시즌이라서!!!! 딸기 좋아 너무 좋아 진짜 나는 이 시즌이 너무너무 좋아 딸기파티 약속 잡는 것도 좋고 소풍나가는것처럼 밖에서 점심식사하고 노는 것도 좋고 그냥 딸기 한 바구니 사들고 밖에 나가서 아무 벤치나 잔디에 앉아서 멍때리는것도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 근데 학부땐 딸기파티 5번 6번씩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불러주는 곳도 별로 없고 기력도 없어서 2번쯤 하면 끝이긴 하다. 어쨌든 4월의 첫날은 연구실 딸기파티로 시작했고, 맛있고 즐겁고 따땃하고 행복한 점심이었다…….
Y언니의 결혼식. 식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웨딩로드 형태가 아니라 대각선 방향으로 곡선 형태로 구성된 길로 신랑신부가 입장했는데, 너무 독특하고 예뻤다. 언니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시지만 정말정말 예뻤구요… 밥도 맛있었어요 (중요)
이 날 결혼식 축가를 연구실 오빠가 하셨는데, 그냥 내가 라이브AR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서 녹음을 받아드리겠다고 제안드렸었다. 이래저래 재밌는 작업이었고, 녹음한 날 맛있는 밥도 사주셔서 되게 신이 났었는데, 식 끝나고 나서 오빠가 고맙다고 가창비의 꽤 큰 비율을 넘겨주셨다…. 이렇게까지 큰 돈을 받을 일도 아니고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한 거였는데 ㅠㅠㅠㅠㅠ 재밌자고 한 일에 너무 큰 보수를 받아서 얼떨떨하다. 언니나 오빠를 위해서 좀 써야겠다고 생각했음.
이 날 예쁘게! 옷을 입고 가고 싶어서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좋아하는 사람의 좋은 날이니까 제일 좋아하는 옷을 입어야지! 하는 마음이 가장 컸고, 흑색으로 도배된 하객룩이 싫은 것도 있었고. 그래서 많이 고민하다가 옷을 골랐는데, 보자마자 후배가 그랬다. "옷에 색을 넣고 싶은데 고르기가 힘들어서 고민하다가 언니가 푸른색을 입고 오실 것 같아서 저도 따라서 파란 재킷을 입었어요." 그리고 난 진짜 하늘색 셔츠를 입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식에서 있었던 빅이슈 대박사건 김쥬 부케받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식 전전날 밤에 연락을 주셨는데,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1) 언니가 내게 주고싶어하시는 이유가 납득이 되고 이해가 됨. 나라도 그럴 것 같음
2) 이걸 안 받는다고 해서 내가 3개월, 6개월, 3년 안에 결혼을 할 것 같진 않음.
3) 가까운 미래에 결혼을 안 한다고 해서 딱히 아쉽지도 않음
4) 사실 딱히 미신을 믿지도 않음
해서 네! 제가 받을게요! 했다. 혹시 마음쓰실까 싶어서 부모님께만 미리 말씀드렸는데 두분다 '너 괜찮으면 상관없지~' 하셨다. 숨겨왔던 은은한 어그로꾼의 기질이 스물스물 올라와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당일날 나가서 받았다. (P오빠가 이거 어떻게 말 안하고 참았냐고 놀라워했다. 일부러 안한것도 있지만 사실 말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었어요) 연구실 멤버들 선배들 교수님도 다 어리둥절해져서 소곤소곤하시다가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물어보시는거 너무 재밌었어…. 그치만 식사 도중에 해명만 열 번 한 건 좀 지쳤다. 그와중에 나 헤어지기 직전에 졸업하시고 소식 업데이트 안돼서 "장기연애하고 결혼하는구나 축하한다" 하신 오빠 계셨어. 죄삼다 오라버니…. 이렇게까지 교류가 없었군요 저희… 제 불찰입니다. 얼굴 튼 아파트 이웃분께서도 "부케 받으셨구나 축하드려요~" 하셨는데 거기까지 주절주절 해명하긴 좀 번거로워서 그냥 네 감사합니다~ 했어 나중에 혹시 기억하고 의아해하시면 그냥 파혼했다 해야지
보통 결혼할사람이 받는다, 받으면 결혼한다는 통념이 있는데 내가 연애한다/결혼한다 소리를 전혀 안 해서 다들 놀란 듯 했다. 부케를 던지고 받는 이벤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무나도 확고한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좋아하는 언니 결혼식에서 중요한 사진 연출에 도움을 드린 게 좀 즐겁기도 했다.
선거철은… 조심스럽다…
올해 투표에는 사전투표할 때 투표용지 밀봉하는 걸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관외투표소를 가야 한다는 걸 깜박하고 또 집앞 투표소에 갔다. 바보바보.
그나저나 당선되고 이런저런 큰 일 소리 좀 작아지니 하는 말인데 황정아당선자 선거유세에 '세 아이의 엄마' 쓰는 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음… 일하는 여성들에게 가정과 자녀의 존재 및 그 중요성이 얼마나 걸림돌이 되어왔는가, 그럼에도 이 후보에게는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과학자로서의 정체성이 신선한 이미지로 새로운 시각을 기대하는 어필이 되는 것을 보는 게 참 양가적인 감정이 들더라.
여기에서 좀 이어지는 생각을 메모해둔 게 있었는데. 여성의제에 대해서 '그건 퍼스널한 문제고 개인이 알아서 매니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는, 이것이 남성중심적 사회의 문제가 된다는 것을 공감하지 않는 여성들을 지칭하는 말이 분명 있을 것 같다는 메모를 찾았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냐 하면… 내가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서…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이라서… 개인적인, 육아라든가 가정에 의한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보통은 여성이 감당하게 되는데, 그걸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여성분이 있고, '그게 힘들다고 말하는 여자들이 많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이 멋지게 show and prove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남성분이 있는데, 둘 다 나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두 분이 살아오고 성취해온 길을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보여서 참 마음이 그래. 그 와중에 두 분 다 내가 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또 그래.
부당한 혹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낸 개인의 성취라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고 축하받아 마땅한 게 맞긴 한데, 그게 사회적 차별이 존재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 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렇게까지 해내지 못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서는 안되는거잖아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내가 해봤으니 어려움을 안다 함께 나아가자' 라고 하는 것과, '해봤는데 되더라 핑계대지 마라' 라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니까요. 구조적 불리함을 이야기하는 데에 왜 극복이나 증명이 필요한지, 왜 그러지 못하면 그냥 나약한 핑계가 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건 비단 여성문제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긴 함. 이동권 이슈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이슈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의견들이지. 내 생각과 사회의 일반적인 의견이 맞지 않은 거, 쉽지 않다 이거.
정말 이유를 알 수 없는데 교수님이 애들 데리고 테마파크 가는 것에 재미가 들리신 것 같다. 교수님… 어트랙션 타는 걸 좋아하시는 것도 아닌데 왜?? 싶지만 어쨌든 좋아하시니 거의 매년 멤버들 대부분이 함께 놀러가곤 한다. 사실 그냥 애들 신나하는걸 보는 게 기쁘신 것 같음. 아버지의 마음과 비슷하신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올해는 약간 이른 타이밍에 에버랜드를 다녀왔다.
입장하자마자 아마존 타러 가는 멤버들이 있길래 난 아마존은 별로 안 좋아해서 T언니랑 다른 거 타러가겠다고 했는데, 우리 빼고 전부 아마존 가더라…. 그래서 둘이 알차게 데이트했다. (아싸!) 어트랙션 타고 츄러스 먹고 점심으로 고기에 맥주까지 땡겼다. 우리 이렇게까지 우리끼리만 따로 놀아도 돼?? 했는데 그냥… 어쩌다보니 그렇게 놀았다.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행복했어요 언니,,,,,,,,, 사실 이 월기 출장지에서 집중 안 돼서 딴짓하느라 쓰고 있는건데 옆자리에 T언니 앉아있어서 '언니 지난달의 우리 행복을 복기하고 있어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날 아주 내가 아직까지도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는 대박사건이 있었다. >>김쥬 맥주 사는데 민증검사받음!!!<< 친구한테 자랑했다가 선거하러 갔니? 소리 들음. 근데 이거 봐⬇️ 이렇게 신났는데 좀 애같아보일수도 있을 거 같긴 해.
근데 이런 이벤트에 신나서 한달동안 우려먹는걸 보니 네가 30대가 되긴 했구나 하는 소리 듣고 약간 짜게 식었다. 뭐 어쩌라고.
그 다음은 서울 올라갈 일이 있어서 벼르언니를 만났다. 길고 긴 시험기간이라고 했는데 피곤하고 없는 시간 쪼개서 데이트해준 벼르찌는 사랑이야. 짱 맛있는 돈가스랑 케이크랑 커피를 먹고 수다를 많이많이 떨고 언니 학교도 구경했다. 피아노 연습실에서 뚱땅땅 노는거 너무 즐거웠어. 먹기만 하는 코스가 아니라 이런 놀이를 많이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리고 이제 와서 든 생각인데 갤탭 들고 올라갔으면 소나티네나 간단한 연탄같은거 악보 띄워서 놀아도 너무 즐거웠겠다… 보부상 김쥬 딱 한번 가볍게 올라갔는데 후회할 일이 생기다니 속상하다 속상해.
서울을 왜 올라간거였냐면. 결혼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결혼식의 달. 4월에는 3건의 결혼식이 있었는데 다 꼭 직접 축하해드리고 싶은 분들이어서 조금 바쁘고 피곤했다. 그치만 좋은 날 좋은 일로 피곤한거니까 괜찮아! 이 날은 LP 같이했던 S언니가 결혼을 한대서!!! 대학 처음 갔을 때 친해지고 많이 챙겨주고 또 첫 여행도 함께 갔던 언니라서, 이래저래 바빠서 자주 보지는 못해도 속으론 너무 좋아하고 늘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친구인데 직접 축하해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실 날짜가 연구실 언니오빠들 결혼식이랑 겹칠까봐 엄청 조마조마했단 말이지….
사실 청첩장 받고 좀 ㅋㅋㅋㅋ 너무 ㅋㅋㅋㅋㅋ 부담스러운 감이 없진 않았는데… 난 아직 학생나부랭이인데 그랜드하얏트에서 하는 식에 가서 호화로운 초대와 대접을 받으면서 너무 약소한 축하를 하는 게 내심 미안해가지고… 그래서 많이많이 고민했는데 언니를 내가 많이 좋아함 + 허용된 하객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나를 초대해준 게 너무 고마움 + 학생인거… 알고 있으니까… 지금 당장은 이해해줄거라고… 믿고…… 다녀왔다. 그치만 아직도 좀 마음쓰이고 미안해….
이 결혼식에서도 컨텐츠가 (ㅋㅋㅋ) 있었다. 결혼식 과정을 통째로 영상으로 남기고 가족친지하객+당사자 인터뷰도 따는 촬영이 있었는데, PD픽으로 콕 찝혀서 인터뷰를 했다. 친구분이세요? 네. 축하 메시지 좀 딸게요 여기 보시고 큐 하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갑자기요ㅠ?? 하지만 김쥬 또 이런 거 시키면 기깔나게 하지… 훗훗… 동석한 친구가 준비해왔냐고 물어봤다. 뿌듯.
이 얘기 들은 친구가 "너는 참 남의 결혼식에서 꿀잼 컨텐츠 그렇게 매번 건져오는 것도 참 능력이다" 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 도장은 연구실 떠난 후배가 전원에게 돌리고 간 선물이다. 멤버들 전원 한명한명 이름파서 ㅜㅜ 도장이 진짜 묵직하고 모든 사람에게 각자 다른 문구를 골라서 각인해줬다. 이 미친 스윗가이 유죄인간아 내가 너한테 뭘 얼마나 해줬다고 이렇게 ㅜㅜ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황동…인거같은데… 황송해서 어케 쓰냐. 문구 잘 보이게 전시해뒀음.
이 사진 왜 찍었더라 하고 잠깐 고민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차 나온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비닐 발견되는게 웃겨서 찍었었나보다.
아 차 사진 보니까 생각난 분노 포인트 하나 있다. 우리 교수님이 나를 학부때부터 보셨고, 차를 산다산다 말만 하고 몇년을 미뤘다 보니 교수님께는 내가 '완전 초보 새내기 운전자' 이미지가 아주 강렬한 느낌이다. 근데 교수님께서 그 이야기를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얼마나 많이 쓰셨는지… 내가 없는 자리에서 미팅하는 다른 교수님(특: 난 안 친함 ㅠㅠㅠㅠㅠ)께서 우리 연구실 멤버한테 '지후연구원 차는 타려면 생명보험 들어야한다면서요?' 하고 농담을 던진다……. 진짜 개 열 받 아!!!!!!!!! 아니 근데 솔직히 나 운전 나쁘지 않게 한다고요… 동승한 모든 사람이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평했다고요… 교수님 제발 저를 우스갯거리로 삼는 것 그만… plz…
사진을 ㅋㅋㅋㅋㅋ 바쁘게 다니느라 찍은 게 별로 없네… 괜찮아 이 날은 선명하게 다 기억하니까.
4월은! 내 생일! 빠밤. 올해 생일은 계획을 아주 꼼꼼하게 세웠다. 생일 당일은 온전히 나 혼자 편하게 나를 신경써주면서 보내고 싶어서 가능한 혼자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이것저것 챙기려다 보니 아주 바빴기 때문에… 일단 눈뜨자마자 미역국을 끓여서 셀프 생일상을 차렸다. 난 미역국이 너무너무너무 좋아… 솔직히 내가 끓인 미역국이 내 입에 제일 잘 맞아서 밖에서 못 사먹을 만큼 맛있다.
그리고 바쁘게바쁘게 꾸꾸꾸 모드 세팅을 한 다음 주말이지만 학교에 갔다. 연구실 멤버 Y오빠의 결혼식이 있었기 때문에!!! (4월 결혼식 너무 많았다 진짜 너무너무 많았다) 너무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서 그만큼 특별한 식이었다. 학교에서 하는 식에 여러 번 참석했지만, 커플들마다 각자의 특색이 있어서 학교 야외 식은 늘 재밌다. 이 날 식은 야외 식인데 비가 왔다는 게 가장 특별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음. 절대 잊혀지지 않을. 등장할 때 오빠의 우산 퍼포먼스도 너무 멋있었고 ㅋㅋㅋ 드론의 형상을 한 천사가 예물을 가져다주는 컨셉도 진짜 웃겼고… 컨텐츠 꽉 채운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것도 인상깊었다. 아 갑자기 생각난건데, 기독교식 예식을 많이 참석해본 건 아니지만, 찬송은 늘 같은 곡을 고르는걸까 싶었다. (찬송605장) 아무래도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따라 부르려면 유명한 멜로디여야해서 인걸까…?
그리고 이 날 뷔페가 진짜!!! 진짜!!! 진짜!!! 내가 먹어본 결혼식 출장뷔페중에 제일 호화롭고 맛있었다. 혼주께서 귀한 손님들 모셨으니 가장 좋은 식사를 준비했다, 그러니 꼭 가득 드시고 가시라 하셨는데 진짜 그 말씀이 단 1도 과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말씀하셔도 됐겠다 싶은 그런 뷔페였다… 저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 진짜 맛있었다 정신없이 먹느라 사진도 한 장 못 찍었을만큼.
맞다 이날 밥먹는 중간에 장식용 꽃 포장한거 나눠준다고 했는데 귀찮아서 받으러 안 갔단 말이지? 근데 후배가 두 개 갖고와서 하는 말이 '가져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안 받으신거면 이거 언니 드려도 될까요?' 이러는거야. 넘 귀엽지않아ㅠㅠ? 아냐 괜찮아~~ 너 집에 풍성하게 놓고 싶어서 두개 가져온 거 아니야? 하니까 '언니 아시다시피 제 자취방엔 공간이 없어요 화병도 없어요 이건 그냥 오늘 지금 당장 제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가져온것뿐이에요' 하더니 하나를 주고 갔어 ㅋㅋㅋㅋㅋ 진짜 귀엽고 너무 고맙고……
결혼식 끝나고 나서는 여기저기 들러서 생일선물을 수거했는데 (ㅋㅋㅋㅋ) 친구들이 보냈거나 식당/가게에 맡겨둔 선물들을 챙기고, 여기저기 기업들에서 뿌리는 생일자 쿠폰을 최대한 썼다. 스벅 갔다가, 투썸 갔다가, 집 앞 카페 갔다가, 버거킹 갔다가, 앞에 치킨집 갔다가, 다시 학교 갔다가… 아이구 정신없어. 차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김쥬… 기억에 남는 건, 스타벅스에서 쿠폰 결제하는 항목을 보더니 엄청 밝게 웃으면서 '생일 축하드립니다~' 하고 커피를 줘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중간에 셀프 선물 느낌으로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완전 숏단발로! 싹뚝!!! 했다 !!!! 여기서 더 짧게요? 하면서 약간 당황하시던 대표님이, 대강 길이 치고 틀 잡고 나서 바로 "고객님. 저 지금 각을 봤어요. 너무 괜찮은데요?" 하시는 게 너무 웃겼음. 펌도 필요없고 드라이도 손 많이 안 가고 숏단발 진짜 짱인거같아!!!! 솔직히 이 길이가 제일 마음에 든다. 관리 주기는 엄청 짧아지겠지만……. 근데 겨울 다가오면 머리 붙일까 싶다. 좀 추워보이기도 하고 단발에 목도리 하면 너무 불편하더라고. 하지만 일단 날이 따뜻한 동안은 계속 이 정도 길이를 유지하는 걸로.
이 다음 주는 약간 미친 일정의 출장이 있었다. 대전->부산->서울을 하루만에 하고 서울에서 또 2박을 해야 하는 미친 스케쥴…… 그래도 T언니와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어…… 언니 우리 끝까지 함께해요 나 언니가 너무 좋아……
사실 원래는 부산1박 서울1박 예정이었는데 (이것도 빡세긴 하지만) 급하게 일정이 변경되면서 부산을 정말 잠깐만 들르게 되었다. 그래서 이래저래 부산에서 잡으려던 각자의 개인일정이 다 캔슬되고, 우리 부모님만 잠깐 뵙고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언니랑 어떻게 움직일지 계획을 짜다가 "부모님이 라온이 데려와도 괜찮겠냐고 하시는데용" 했더니 언니가 냅다 다음날 출근길에 샵 들러서 강아지 간식을 사오셨다. 언니 지금 식당이 어딘지 기차표를 어떻게 바꿔야할지가 중요한 게 아니시군요 (!) ㅋㅋㅋㅋㅋㅋㅋ
서울 일정은 수업 조교 일이었는데, 사실 이 TA 일은 준비하고 오가는 게 번거롭지 막상 당일날은 할 게 별로 없다. 그냥 강의실 뒤쪽에서 수업 듣기 반, 할 일 하기 반 하면서 대기하다가 뭐 보조해야 할 일 생기면 튀어나가는 정도… 그래서 좀 흥미로운 주제면 연사님 강의를 듣고, 아니면 반쯤 흘려듣는 식인데. 이 날 진짜 빡치는 강연 있어서 기억에 팍 박혔었다. 딥페이크 윤리논쟁한답시고 연구 못하게 하면 안된다고 헛소리하는데 진짜 열받아서 머리 돌 뻔했다. 윤리의식도 공감능력도 내핵뚫고 들어간 사람아… 그렇게 영원히 도태되는줄도 모른 채 도태되세요.
아 그리고 이 주간에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되게 괴로웠다. 피부염도 갑자기 엄청 심해지고, 기관지도 계속 안 좋아서 그 전부터 한 열흘정도 이비인후과 약을 계속 먹고 있는 상태였다. 출장 이틀차 정도까지 먹을 약이 남아있었는데, 그래도 설마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추가로 약을 안 받아 갔었다. 내 몸을 너무 과신했던거지… 약 떨어지니까 너무너무 아파서 그 근처에 있는 내과에 다녀왔는데, 약을 너무 세게 처방하는거야?! 분명 내가 피부염때문에 항히스타민제 먹고 있다고 약이름이랑 용량까지 말했는데 병용자제하라고 적혀있는 알러지약을 고용량으로 처방하더라. 그냥 딱히 방법 없으니 먹고 잠이나 자라 이거였던걸까?? 근데 정말 딱히 다른 수가 없어서 그냥 먹고 하루종일 비몽사몽했다.
어케저케 마지막날까지 견디고 대전 내려가기 전에 퀵하게 받은 벼르찌의 사랑도 자랑할래 ⬇
내가 뭘 좋아할지 어떤 게 필요할지 얼마나 많이 고민했을지가 하나하나 다 보이는 사랑 가득가득 담긴 선물을 받고 어떻게 안 울지요. 언니같은 친구가 있는 나는 정말 행운아야.
대전 도착하고 나서 잠시 연구실에 들렀는데 (이미 열한시가 넘었던걸로 기억) Y언니가 아직 계신거야?!?! 진짜 화들짝 놀라서 언니 왜 퇴근… 안 하세요…? 하고 잠깐 수다떨다가 그대로 그냥 자취방 근처 오뎅집에 가서 야식을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도 힐링이 필요하신 날이셨군요… 난 목이 너무 아파서 차마 술은 못 마셨지만 ! 말하는것도 씹어넘기는것도 힘들어서 성격에 안 맞게 천처어어언히 인간이 되었지만! 그래도 언니랑 이야기 많이 해서 좋았어요. 여긴 맛있었어요 저 다음에 또 갈래요.
어우 너무 퍼스널해서 안 쓴것도 꽤 있는데 4월이 진짜 정신없고 바쁘긴 했구나… 근데 어쩜좋지 5월은 더 그랬는데 ㅋㅋㅋ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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