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산뜻하게 엘리베이터에 갇히면서 시작했다.
연구실 건물 엘리베이터가 몇년째 말썽인데, 사람이 좀 많이 탔다 싶으면 출발할 때 엄청 출렁거린다든가 덜컥거리기 시작하더니 작년부터는 랜덤하게 중간에 멈추거나 경고음까지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 운행 도중에 층과 층 사이에 멈춰버리면 그게 그렇게 무서울수가 없더라…. 그래도 버튼을 연타하면 가까운 층으로 가서 문이 열리긴 한다. 그럴때마다 늘 나는 안전팀에 신고를 하는데, 억울한 게 그렇게 멈췄다가도 잠시 뒤에는 다시 정상작동을 한다는 것이다. 양치기 소년이 된 김쥬…. 그래서 그냥 가시면 또 한참 있다가 갑자기 다시 고장남. 점검하는 걸 스무 번은 본 것 같은데!! 몇 년째 반복되는데 자꾸 증상이 발생해서 이 날은 그냥 포탈 페이지에 게시물을 써버렸다. 하지만 역시나 답변은 ⬇
무슨 의미가 있느뇨……. 그래도 이 날은 웬일로 꽤 오래 며칠에 걸쳐 점검을 했었고, 다행히 아직까지 (나는) 멈춤을 겪지 않았다. 계속 안전했으면 좋겠다 제발… 사고나서 누구 다쳐야 바꿔줄거냐고 욕하는것도 지침.
흠 그리고 2월 첫 주말은 오랜만에 혀니랑 촬영을 했다. 월기를 쓰는 지금 시점에선 최종본까지 다 나온 상태긴 하지만 게시물엔 시안만 올리기 (ㅋㅋㅋ) 요즘 촬영 건으로 약속이 잡히면 참고자료를 꽤 열심히 만드는 편이다. 만날 기회는 적고 시간 여유는 더 적고 한 번 만날 때 잘 해야지 싶어서… 이번에도 나름 원하는 느낌들을 이래저래 모아서 전달했고(⬇) 소품들 바리바리 싸들고 만나서 즐겁게 찍고 왔다. 근데 결국 결과물은 만나서 즐거우면 장땡이긴 하더라. 사진에 찍히는 내 표정이 다르고 그 컷에 담기는 포토의 애정이 다름. 다크 시리 진지한 고대비 사진보다는 밝고 맑고 순수하고 해맑은 일상같은 컷을 좋아하고, 또 그런 게 취향인 포토들을 만나다 보니 더 그런 듯.
맞아 1월말부터 2월은 내내 내 가수 이지은씨의 미친 떡밥으로 숨차죽는 기간이었다. 노래 챙겨듣고 콘서트 가고 앨범 사고 굿즈 사고 스밍투표는 하지만 돈을 쫌쫌따리 쓸 뿐 덕질을 되게되게 열심히 하진 않는 유사 유애나라서 길게 쓸 글은… 쓰려면 있기야 하겠지만 요즘 정신없어서 각잡고 글 쓸 기력 없으니까 생략하겠다……. 사실 심지어는 배송받은 앨범 언박싱도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까고 싶어서 2월 말에야 했다. 시간이 전혀 없는 건 아닌데 좀 충분히 마음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마음이지… 어쨌든 곡 발매를 기다리면서 행복에 젖어 살았다. 영상이며 이런저런 프로모션 다 챙겨보진 못했지만 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이번 앨범 진짜 하나하나 모든 부분이 멋져서 행복함에 눈물이 나요…….
이번 설에는 이래저래 마음이 안 좋아서 본가를 안 (못) 갔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모자랐느냐, 하면 그건 아니긴 한데… 본가 갔다가 시간 보내고 돌아오면 그걸로 휴식이 되는 게 아니라 혼자 쉬는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한데 그게 안 됐다. 엄마아부지께는 너무 죄송하지만 다녀오면 오히려 더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안 가기로 했다. 대신 해야 할 일과 집콕 빈둥빈둥을 반 정도로 하면서 쉼을 채웠다. 잠깐 친구들 만나서 환기도 좀 하고, 명절 선물세트 당근(ㅋㅋ)도 하고. 아 그리고 나름대로 명절 느낌을 조금이라도 내보기 위해서 복작복작 떡국도 끓였다!
사실 이건 사진용 데코였고, 사진찍자마자 다시 냄비에 엎어서 물만두 넣고 팔팔 다시 끓여서 떡만두국 해먹었다. 그러고보니 한반도 아래쪽 지역은 떡국, 위쪽 지역은 만두국, 중부는 떡만두국이라는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데 왜 우리 외가는 만두를 꼭꼭 넣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이북 출신이라서 그랬대.
아 그리고 또 연구실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던 선배들의 결혼 이야기를 기록 안 해둘 수 없지…. 차근차근 꽤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오빠와, 최근 결혼이 결정되어 속전속결로 이것저것 결정하고 있는 언니가 있는데,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신다. 4월에 2주 텀으로! 준비하는 데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있으신 것 같아서 잠시 걱정도 했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되고 착착 날짜가 다가오는 걸 보고 계신 듯 하다. 날씨도 좋을 때, 좋은 시기에 좋은 일이 연달아 예정되어 있어서 4월은 (주말이 가득가득 차버렸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달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문제의 그 학위수여식…… 용산의 그 분이 오셔서… 살다살다 학교에 경찰버스가 길을 막고있는 걸 다 봤음. 고철류 무기/날카로운 물건 소지하지 말라고 공지 때리고, 웬 보안용 소지품검사 한답시고 졸업생들 한참동안 세워놓고 식도 딜레이시키고… 학위수여식 영상도 원래 다 공개되는데 식 끝나자마자 귀신같이 비공개하더라. 더 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
학위수여식 얘기 하니까 생각난 것…. 우리학교 학위수여식은 보통 [정오쯤 졸업생 집합 ➡ 2시까지 행사장 입장 후 개회 ➡ 이러저러한거 다 하고 한명한명 학위기 수여 ➡ 4시쯤 폐회] 순으로 진행되는데, 비는 오전시간에는 보통 각 학과에서 리셉션같은… 학과 행사를 연다고 한다. 학과현황공유, 우수졸업생 시상, 박사졸업이면 뭐 후딩식이라든가…. 근데 우리 학과는 이게 없다.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친구들 과에는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학부졸업은 없는 경우가 있어도 일단 박사 후딩식은 있더라. 진짜 이게 너무 멋있고 부럽고 해서 석사 졸업때부터 교수님께 꾸준히 여쭤봤었다. 저희는 왜 학과 졸업행사 없나요 ㅜㅜㅜ?? 근데 아직도 없다. 나 졸업할때는 생겼으면 좋겠어… 그래도 이 학교 이 학과 진짜 오래오래 있었는데 뭔가 또렷한 마침표를 예쁘게 찍고 싶어요.
그나저나 연구실에 졸업한/곧졸업할 언니오빠께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진짜 엄청엄청 고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사드릴 수 있는 것 중에 지금 가지고 계신것보다 나은 물건이 없음. 심지어 한 분은 그냥 물욕이 별로 없음. 그렇다고 그냥 상품권을 드리자니 너무 정이 없고, 또 금액대도 고민이고. 얼마 정도 선이 적당할까 부담스러워하진 않으실까… 어렵다어려워. 내가 좋은 후배였는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지만 그냥 내가 많이 좋아하는 분들이라서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졸업하는 동아리 후배들 친구들 축하한다고 모임도 오랜만에 잠시… 동아리 친구들은 텐션이 참 높아서 좀 어렵지만 그래도 만나서 놀면 재미있고, 가끔의 이런 자극은 내가 너무 히키코모리(ㅋㅋ)화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 같다. 옆자리 앉았던 박사(!!부럽다.)친구 뽀쨕선물 준다고 휴지꽃 만들어줬다가 공예수업시간 된 것 좀 웃겼음.
그리고 이 날 소개받아 시작한… 요즘 버닝중인 게임. 동글동글 거위헬스장. 짱 귀엽다. 여기저기 전파해서 또 세 명을 시작시켰다. 귀여워… 귀여운 게 최고야… 어렵지 않은 머지형 게임이고, 굳이굳이 효율을 따져가며 막 랭킹을 달릴 게 아니라면 그냥 천천히 시간만 들여서 하면 되는 방식이라 너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거위들이 귀엽다. 귀여운 게 짱.
오 그리고 좋아하는 연예인들 이야기 하다가 유애나 후배 J가 언급됐는데,
O: 그러고보니 지후랑 J랑 닮았어
T: 맞아요 둘 다 눈 동그랗고 하얗고
O: 생긴 것도 그렇고 그 느낌이? 분위기가?
Y: 둘이 MBTI 똑같아요
ㅋㅋㅋㅋㅋ 기승전 MBTI ㅋㅋㅋㅋ 그리고 주변 유애나들이 다 비슷한 느낌이라고 J랑 나랑 아이유랑 셋이 그림체가 비슷하다고 하셨다.
Y: J≒아이유 vs J≒지후 둘 중에 뭐가 더 기분 나빠?
쥬: 둘 다 안 나빠요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대망의… 차 출고일… 뭔가 차 이야기 자세히 쓸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어서 일단은 그냥 월기에 주절주절 써보기. 12월 1일인가에 계약했으니까 꼬박 2개월하고 3주정도 기다린 것 같다. 초보 주제에 신차 뽑는게 좀 웃기긴 했는데 ㅋㅋㅋ
1. 초보니까 긁을 각오 하고 중고차를 사겠다
2. 초보니까 차 관리는 일단 덮어두고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신차가 낫다
로 부모님이랑 한참 이야기하다가 설득당했다.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둘 다 맞는 말이니 어느 쪽을 선택해도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이미 선택한것이다 보니 지금 상태에서 좋은 점을 좀 더 많이 찾으려 들게 된다. 일단 가장 좋은 점은 신형이고 신기술이고 안전장치가 많아서 보험료가 생각보다 저렴해졌다는 것, 그리고 자잘한 수리나 관리같은것들을 일단 몇개월정도는 (중고를 타는 것에 비해) 신경을 덜 써도 되기 때문에 주행을 익히는 것에만 집중해도 괜찮다는 것. 정신적인 품을 적게 들이는 것에 대해 많은 가치를 두고 있는 요즘이기 때문에 이건 나에게 굉장히 큰 장점이다. 적고 보니 부모님 말씀이 정확히 맞다는 이야기네.
사실 차 나왔다는 사실을 한달정도, 적어도 2주정도는 몇 사람 빼고는 안 알릴 예정이었다. 첫차 신차 초보운전인데 소문내기도 싫고, 혹시 누구 태울 일 생기면 그 사람의 생명을 책임질 (ㅋㅋㅋㅋ) 자신이 없고, 이래저래 서툴다는 이유로 잔소리 듣기도 싫고 해서… 근데 차 인수받자마자 실패했다. 차 끌고 출근한 첫 날 교수님이 차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셔서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음. 타이밍 무슨일이야 우리 교수님 귀신이야 ㅠㅠ?? 보험가입하고 이것저것 사야 할 물건들 사고 연수받고… 하는 과정들이 다 되게 재밌었는데 이 정도로 쓸 거면 그냥 나중에 시간 내서 차 뽑은 이야기로 글을 따로 쓰는 게 낫겠다. 스탑.
되게 맛있었던 복어요리… 사진찍은게 회밖에 없네. 정말 뜬금없이 교수님께서 손님 오셨는데 밥 같이 먹으러 가자 하셔서 맛있는 (!!) 밥을 사주셨다. 이런 이벤트가 또 소소한 즐거움이지. 암요. 내 돈 주고는 쉽게 사먹기 어려운 밥… 늘 감사합니다 교수님 최고…
월기 써야지 하고 평소보다 폰카메라를 조금 더 자주 들었는데, 그렇게 찍고 모아보니 결국 음식사진이 대부분이더라 (ㅋㅋㅋ) 이건⬇ 뭐냐면
일회용품 안 받으려고 떡볶이트럭에 락앤락 가져갔는데 넘치게 담아주셔서 결국 랩 씌워온거. ㅋㅋㅋㅋ 담엔 통 두 개 가져갈게요…
그리고 이 주간에는 굉장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무엇이었냐 하면! 벼르찌와 쿠오(이렇게 처음불러봐서 어색하다 왠지 웹에는 허락없이 본명을 쓰기가 다소 꺼려지는 그런 느낌이 있긴 하지)가 대전에 와서! 종일 같이 놀고! 윤하 콘서트를 같이 봤다!!! 사실 작년에도 언니가 표 여유있게 잡아서 같이 보러갈랭?? 했었는데 내가 넘 정신이 없어서 차마 서울에 올라가질 못할거같아서 불발됐던거로 기억하는데… 올해 대전에 온다그래서 언니가 한 번 더 제안해줬고, 여기까지 와준다면 너무나 감사히 오케이를 세차게 외친 김쥬는 이 주말을 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그리고 기대감에 젖어) 주중을 견뎌냈다…. 오기 전날인가 전전날쯤엔 진짜 잔뜩 신나서 ㅋㅋㅋ 되게 바빴는데 잠 줄여가며 같이 가고 싶은 곳들 리스트도 만들어서 골라보라고 보내주고 그랬다. 재워줘서 고맙다고 맛있는 와인이랑 디저트도 사와주고 ㅠㅠㅠㅠ 넘 행복한 주말이었어.
응원봉이 있는 아티스트의 공연에 갈 때는 빌려서라도 챙기는 것이 인지상정. 벼르찌 통해서 지인분께 홀봉까지 빌렸다. 홀릭스봉 되게 이쁘더라. 피아노 연주하는 윤하가 생각나는 건반 파츠도 좋고, 악보가 들어간 것도 좋았다. 무슨 멜로디지? 했더니 언니가 Home! 이라고 알려줬는데 제목 듣자마자 어딘지 알겠더라 네가 있는 곳… 홈 진짜 너무 좋아했던 노래였는데 흑흑 반가워라 진짜 디자인 넘 예쁘다.
그나저나 대전콘 진짜 우당탕탕 (ㅋㅋㅋㅋ) 이었는데 사실 콘서트는 그런 맛에 보는거거든요… 윤하 진짜 너무너무 귀엽고 너무너무 잘하고 팬조련으로 유명하던 아티스트 답다. 또 오세요 또 와주세요 대전 오면 또 볼게요 진짜로요
그리고! 머리를 또 잘랐다. 이 시즌이 새로운 신입 스탭 들어오는 시기였나본데 새로 들어온 스탭 얘기도 하고, 좋은 디자이너, 잘 되는 사람의 특징, 뭐 이런저런 얘기 많이 했는데 재밌었다. 여기 그냥 전반적인 분위기가 화목하고 친밀하고 밝아서 좋아. '이 정도 대전에 살았으면 그냥 순응하고 어딘가 정착할 곳을 정해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다니다가 마음붙인 곳인데… 2022년 여름이었나 가을이었나 헤어모델 하느라 처음 방문했던 곳이다. 그 때 배정받은 분이 대표님이셨고 적당한 대화에 짱짱 좋은 실력에 매장 운영 방식이라든가 분위기라든가 이런게 다 마음에 들어서 그 이후로 쭉 여기만 감. 그 이후로 모델 몇 번 더 했다가 이젠 예약하고 간다.
그나저나 나 정말 몇년간은 머리 다시 못 기를 것 같아 진짜 마음에 들고 진짜 편해…. 이번에도 어김없이 '고객님 머리 진짜 빨리 자라네요…"를 들었고…. "그치만 장발 안 하실거죠? 고객님은 장발 못 돌아가실 것 같아요~" 하셨다. 그렇긴 해요 솔찌 단발이 퍼컬이다. 기를거면 가슴아래까지 치렁치렁 기른 게 나은 것 같은데 그러면 최소 2년반이야 어우 엄두도 안 남. 그리고 단발 젤리펌도 어울릴 것 같다고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하셨는데 흠… 이걸요…? 제가요…? 저 볼살있고 하관 강해서 젤리펌은 좀 겁이 납니다… 대표님 안목 믿긴 하지만 이건 좀 고민을 많이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진짜 사진 대부분이 먹을거 사진이네… 냉장고의 나물을 먹어야 한다고 같이 먹자고 한 연구실 언니의 이야기에 우리들의 반응➡ 1) 고추장 챙겨갈까요? 2) 그럼 저는 참기름 가져갈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결과 굉장히 맛있는 비빔밥 파티가 열렸답니다 짜잔.
음! 이 날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랑 데이트 한 날.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인데 잠깐 한국 들어와서 같이 저녁먹고 차 마셨다. 좋아하는 곳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소개했을 때 좋아하는 반응을 보면 무지무지 행복해. 진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다양한 얘기를 했는데 그 중에 기억나는 건 사람들의 여러 성향에 대한 이야기였다. 인간관계에 있어 스트레스 받던 부분을 나랑 대화하면서 조금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해서 다행이었고, 친구랑 나는 그 성향과 인간적인 결이 닮은 사람인 것 같아서 기뻤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오래오래 편하게 수다떨 수 있는 사람 너무 소중하지… 나랑 평생 놀아줘 언니 약속해
2월의 시작은 엘리베이터에 갇히면서 했는데 2월의 마지막은 자전거 사고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끝이 났다.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음. 사실 평소에 이 길은 자전거나 킥보드나 마이크로모빌리티에 굉장히 큰 위협을 받는 길이다. 되게 좁은 보도인데 자전거전용도로가 옆으로 한 층 내려가야하는 천변길이라 유저들이 그냥 이 길로 많이 다니기 때문이다. 경고없이 보행자 옆으로 파고들거나, 너무 늦게 경고벨을 울리거나 해서 위험한 상황이 진짜 많이 생긴다. 자전거가 스쳐지나가거나 부딪혀서 넘어질뻔한적도 있고 하마터면 박을뻔한 상황도 많았는데 보통 이 미친 양심없는 인간들은 사과도 하는둥마는둥하고 그냥 쌩하니 가버리곤 한다. 근데 이 날은 되게 인상깊었던 게, 어떤 자전거 유저분이 뒤에 거의 멈출 정도로 속도 줄여서 안녕하세요~ 하고 가까이 왔다는 걸 알리더니, 내가 확인하고 옆으로 비키니까 감사합니다~ 하고 다시 출발해서 지나가셨다. 자전거 벨소리가 되게 신경을 긁기도 하고 가끔 너무 가까이서 갑자기 울리면 깜짝 놀라기도 하는데 보행자 배려해주는 게 너무 고마워서 기억하려고 사진을 찍었던 듯…. 사람들이 다 이렇게 착하고 세심하고 배려있었으면 좋겠다.
음~ 2월 끝! 플래너에 하루 기록은 차라리 간단간단 쉽게 하겠는데 월기는 생각보다 꾸준히 쓰기가 어렵구나. 그래도 한달 이벤트 모아보니까 재밌다. 3월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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