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챌린지 21

위선이 위악보다 나쁘다는 말이 싫다

위선이라는 말을 사람을 욕할 때 쓰는 것도 싫고, 위선이 위악보다 나쁘다는 말도 싫다. 위선이 왜 나쁜가? 겉보기로는 선한 척 하면서 뒤로는 나쁜 짓을 하는 거, 물론 싫을 수 있다. 꺼림칙하다. 그런데 세상에 아주 작은 흠도 없이 완벽하게 선한 사람이 있나? 사람은 모두 다면적이다. 누구나 이런저런 면을 가지고 있지만, 좋은 면을 보이고 나쁜 면을 억누르고 숨기고자 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이다. 그런 마음과 행동이 사회의 규칙이 지켜질 수 있는 기반 중 하나다. 이런 태도 자체를 위선적이라 비난할거라면 사회를 이루는 기본적인 규칙과 신뢰부터 부정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절대 그러지 않지. 그 규칙과 신뢰 사이에 생기는 틈에 기생해서 이득을 보고 있으니까. 그러면, 위악은 왜 위선보다 나은가? 선..

길 잃은 5살 김쥬

5살 어린이가 모르는 행인한테 '길 건너려고 하는데 손을 좀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실험카메라를 보고 생각난 이야기. 사실 5살때 기억이 지금까지 선명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고, 그냥 엄마가 말씀해주신 일화다. 어릴 때 우리 가족은 겨울이 되면 1,2박씩 스키장을 꼭 갔었는데, 5살때 나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고 하셨다. 어쩌다 떨어졌는지는 모르겠는데, 몇 시간이 지나서 베이스의 아예 반대편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찾았다고 하셨다. 정확히는 거기서 온 전화를 받으셨단다. 엄마, 지후인데. 여기 아줌마한테 휴대폰 빌렸어. 어딘지 모르겠는데 엄마가 일로 와. 그리고 아주머니께서 위치를 설명해주신 덕에 찾았다고 했다. 자기 이름도 집 주소도 엄마아빠 성함도 전화번호도 다 외우고 있으면서, 그냥 곧바로 지나가는 ..

난 그냥 꼰대소리 듣고 살래 ╰(*´︶`*)╯

선넘고 장난치는걸 극혐하는게 꼰대라면 난 그냥 꼰대소리 듣고 살래 ╰(*´︶`*)╯ 원초적인 표현을 아무데나 가져다 쓰는 개그를, 천박해보이는 신흥 유행어를 지양한다고 말하는 게 꽉 막히고 갑갑하고 별로인거라면 난 그냥 별로인 사람 할래 ╰(*´︶`*)╯ 교양인의 언어를 쓰고자 하는 태도가, 상황에 적확한 단어를 골라 쓰려는 노력이, 한 종류 밈으로 퉁쳐지곤 하는 단어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식이 '오글거리고 겉멋만 든' 거라면 난 그냥 허세부리면서 사는걸로 할래 ╰(*´︶`*)╯ 아니 나도 막… 정제된 말과 표준어만 쓰거나, 늘상 우아하고 교양있는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긴 한데, 이게… 정도라는 게 있지 않나. 난 인간 본능은 거칠고 포악하고 이기적이며 막되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고, 단순하고 직..

혼비행 징크스

누구나 '난 이상하게 A하면 B하더라.'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친구는 반장부터 국회의원까지 자기가 투표한 대상은 늘 당선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친구는 운동경기를 직관하면 꼭 이기는 승리요정이라고 했다. 나는, 혼자 비행기를 타면 십중팔구 옆 사람과 말을 트는 징크스가 있다. '징크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지만, 이런 류의 미신적 현상을 나타내는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지 못했으니 그냥 징크스라고 하자. 혼자 하는 비행이라 함은, 지인이 아예 없는 이동일정이 기본이지만, 같은 비행기를 타는 일행이 있어도 자리가 멀어서 사방 5줄 사이에는 아는 사람 없이 나 혼자일 경우도 포함된다. 오히려 근처에 일행이 있으면 비행 시간 내내 밥먹을 때 빼곤 묵언수행 할 때가 많은데, 어찌..

'학생같아요~ ㅎㅎ'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요즘 시대 도심지에서는 딱히 의미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 유독 이웃에게 살갑고 친화력이 좋은 분들이 있다. 같은 동에 사는 이웃분 중, 오며가며 마주치고 택배 놓는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금 친해진 선생님이 한 분 계시다. 집에 붙어있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자주 뵙지는 못하는데, 볼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지는 분이다. 어느 날 아주 늦은 새벽에 퇴근한 다음 애매하게 늦은 시간에 출근하는 길에 선생님을 마주쳤다. 잠만 자고 나올거라 가방도 랩탑도 노트도 없이 차키만 달랑달랑 들고 퇴근했기 때문에, 출근길 옷차림과 소지품도 굉장히 단출한 상태였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선생님은 '늘 생각하는데~ 학생같아요~ ㅎㅎ' 하고 인사를 하셨는데 순간 어..

2024년 10월 월기 | 컨디션이 들쑥날쑥한 건 아무래도 환절기 때문이야

오 넷플릭스 이용권사실 벼르언니 계정에 기생해서 넷플릭스를 썼었는데, 계정 인증 요청 떴을 때 귀찮아서 그 이후로 그냥 넷플릭스를 안 보고 있었다. 뭐… 원래도 많이 안 썼고, 안 보다 보니 또 안 봐지더라고? 유행하는 컨텐츠 바로바로 따라가는 타입도 아니어서 딱히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근데 네이버멤버십에서 준다고 하니까 약간 솔깃하기도…… 꼬박꼬박 보는 웹툰이 있어서 원래는 쿠키49개 혜택을 썼었는데, 광고형 스탠다드 제한 컨텐츠 뭐 있는지 확인해보고 연말 마지막 달 혜택은 한 번 바꿔보거나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고 월초에 생각했는데 네이버가 미친 헛짓거리 하고 있어서 일단 구독 자체를 끊기로 함. 나 불매 되게 잘 해 # 가보자고 올 가을에는 보늬밤을 한 번 해먹어보고 싶은데, 마트에서 적당한 양의..

소개팅 성공 꿀팁으로 "네가 계산해라"를 말하는 사람

A, B와 밥을 먹었다. 식사일 기준 며칠 전 A가 소개팅을 했단다. 상대가 쓰레기여서 친구의 안전을 위해 헤어지라고 하는 것 빼고는 연애사업에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게 전혀 의미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시작할까말까 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듣는 건 정말 재미있다. 여자인 A는 상대가 꽤 마음에 들어서 잘 만나보고 싶다고 했고, 애프터 약속이 잡혀 있다고 했다. 소개팅 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애프터 때는 어디에 가서 뭘 먹을 건지, 같은 이야기를 즐겁게 했다. 그런데 그 때 남자인 B가 조언 하나를 했다. "애프터 때 네가 계산하면 바로 게임끝이야." 엥. 여자가 계산하면 남자는 그걸로 홀딱 빠진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모르게 이게 좀… 마음에 걸렸다.솔직히, 데이트비용은 상황에 따라 당사자들이..

2024 대전국제와인EXPO 방문 후기

요 맨 나는야 프로포잘 4주 전에 주류박람회를 가는 양아치남은 기간 죽어라고 달려야지…까먹기 전에 대충이라도 후기를 써본다. 돌아다니느라 바쁘고 손이 모자라서 시음 기록을 다 해두지는 못했는데, 기억에 남는대로만……아래는 시간 쪼개 가는 김에 최대한 즐기겠다고 애써본 기록입니다 ⬇2024.10.29 - [5. 자료/5.2. 공개용] - 2024 대전국제와인EXPO 관련 정보 모음2024.10.30 - [5. 자료/5.2. 공개용] - 2024 대전국제와인EXPO 방문 준비 기록시작하기 전, 김쥬의 술 취향: 쓴 맛 싫어합니다 타닌 강한거 못 먹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없으면 밍밍해서 아쉽습니다 단거 좋아합니다 그치만 너무 단 맛의 디저트와인류는 입아파서 못 먹고요 신 맛 진짜진짜 못 먹고요 근데 주로 레드보..